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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스마트·디지털농업 기술 확산을 위한 과제

기사승인 2024.09.25  17: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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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진 서울대학교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교수

【전문가 기고】 스마트·디지털농업 기술 확산을 위한 과제 
                    김학진 서울대학교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교수

산학협력 연계한 다학제 융합인재 양성 필요 
스마트팜 혁신밸리 등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환류시스템 구축해야
‘기후-생산-유통-소비’ 가치사슬 통한 플래폼 구축과 운영이 필요

■세계농업의 디지털전환과 한국 농산업의 경쟁력 둔화
최근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전환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농업 부문에서도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인한 농업생산·유통·소비 전반에서 네트워크와 지식정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 농업은 농가인구 감소 및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와 기후 온난화 심화에 따른 지속 가능한 농업 기반조성과 환경 유지를 위해 다양한 시설과 장비의 첨단화와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센서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데이터 기반 농업기술을 통해 농업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의 수익성과 효율화를 추구하고, 농산업 전반의 발전과 국내 농업의 세계 경쟁력 제고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는 국내의 농업여건과 환경에 맞게 최적화하는 한국형 스마트팜 사업과 스마트농업 확산정책을 활발하게 진행해오고 있다.
2018년부터 시설 스마트팜 확산을 위한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에 나서는 한편 2019년부터는 노지 생산과 유통의 스마트화를 위해 전국에 시범사업 지구를 선정해 ICT 관수 및 관비장비, 드론 및 자율주행 트랙터 등의 스마트 농기계의 현장 접목과 연구사업이 진행돼 왔다. 또한, 전국의 기상·토양정보, 노지·시설재배 지역, 시군 농업기술센터 테스트베드 등을 대상으로 농업 현장에서의 빅데이터 수집과 구축을 통해 영농기술의 선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농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선진국 기술과 경쟁할 수 있는 농기자재와 영농 솔루션은 보급되고 있지 않고 대부분 해외 선진사의 제품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시설원예 작물, 화훼, 축산 등에서는 네덜란드 프리바와 호게도른 기업의 환경제어와 작물생산 솔루션 기술이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수도작 재배의 경우에도 일본의 4조 이상의 대형 콤바인, 자율주행 이앙기와 트랙터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역작업인 제초, 수확, 관리 등 농작업의 자동화를 위한 로봇기술도 현장에 요구에 비해 여전히 실용화 단계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활발한 지원과 적극적인 육성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농업경쟁력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원인에 대한 진단과 그 해결책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테스트베드의 활용과 산·학·연 연계프로젝트 기반 실증 환류시스템 구축 
기존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스마트팜 혁신밸리와 노지 스마트팜 단지의 테스트베드를 이용해 기 개발된 기술의 실증과 보완으로 국내 영농조건에 적합한 스마트농업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데이터 주도 농업의 실현에 필요한 정부 연구기관과 기업 그리고 학교의 협업을 활성화시키고 사업화를 통해 해외 선진사의 제품기술에 대응할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지난 최근 몇 년 동안 정부는 빠르게 스마트농업 기술의 확산과 현장적용의 성과홍보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성과홍보에만 치중하면서 오히려 해외 선진사의 앞선 농업기술이 지자체에 경쟁적으로 도입되는 공급과잉을 초래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내 연구개발이 설 자리를 빼앗기는 부작용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과 지속적인 보완이 요구된다. 비록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이미 구축된 스마트팜 혁신밸리와 노지 스마트팜 단지를 개발기술의 환류시스템으로 이용해 개발된 기술의 발전과 안정화를 위한 시험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 그 효과는 높아질 것이다. 
일본의 경우는 스마트 농업기술의 발전을 위해 개발기술을 생산현장에 도입·실증하는데 힘쓰고 있다. 2019년부터 정부 주도로 다양한 생산단체와 기업이 참여해 파종, 생산, 유통 등 전주기 단계에 요소기술을 적용하고 개발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농업기술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기술 및 농자재 기술의 혁신, 소비유통의 예측, 이를 통한 생산량 수급조절로 경제성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2016년부터 데이터 기반 농업기술 정착을 위한 현장실증과 데이터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차원의 많은 지원과 육성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트랙터와 드론에 센서를 부착해 위치별 경운, 파종, 농약살포 정보를 클라우드를 활용한 DB 구축에 나서고 있다. 안휘성의 경우 데이터 수집장치를 농업인에계 무상으로 제공하고 관련 데이터는 국가에서 관리를 하는 농작업 구축사업을 수년간 진행해오고 있다. 이는 자국의 농업현장에서의 이뤄지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데이터 주도의 스마트농업을 추진하기 위한 의도라고 볼 수 있다.
2002년에 개발된 네덜란드의 ‘렛츠그로우(LetsGrow)’ 의사결정 플랫폼이 온실분야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데는 수년간 네덜란드 시설원예 농가의 운영정보를 수집해 체계화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에 설치된 장비에서 영농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온실 환경관리 성능을 확보했듯이 데이터 주도 농업기술은 얼마나 일관성 있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달려있다. 

 

‘기후-생산-유통-소비’의 가치사슬를 통한 농업데이터 링크 구축과 대응 
데이터에 바탕을 둔 농업이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작목별 변동·수급 예측과 생산, 수확후 저장·유통, 식품소비로 이어지는 데이터 가치사슬을 높이기 위한 ICT 기술이 접목된 플랫폼 구축과 운영이 필요하다. 어떻게 비료와 농약,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농사를 잘할 것인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난 생산기반의 변동성, 시장의 품목수요, 이를 위한 생산과 공급체계의 연동시스템 구축이 마련돼야 한다. 즉,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이란 용어와 같이 농업생산이 식탁에 오르게 될 때 연결되는 데이터와 관련 기자재와 기술 등이 함께 개발돼야 하며, 쿠팡, 마켓컬리와 같은 유통기업을 통한 소비의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농업생산에 반영하는 시장주도 농업(Market-Driven Agriculture)에 필요한 요소기술 개발과 관련 시스템 정비·구축이 최근에 주목받고 있다. 
삼정 KPMG 보고서(2019)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이러한 식품소비 시장을 긴밀히 대응하기 위해 푸드밸리(Food valley)를 구축해 도시 주변에 식품관련 기업, 대학, 정부기관의 연합체를 구성하고, 네슬레, 하이네켄 등 농식품 기업과 연구기관을 연결해 식품산업 발전과 관련 물류 기반을 확보하는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렇듯 스마트 농업은 생산에만 국한하지 않고 출하·유통, 소비를 연결하는 가치사슬 발전을 통해 전반적인 농식품산업 육성에 집중돼야 한다. 식재료 원산지의 정보모니터링, 생산-가공-유통-소비에 이르는 농산물 이력, 식품안전 기술 등과 같이 각 영역에서의 데이터가 연결되는 것이 데이터 주도 농업체계에서 가능하게 된 것이다. 

산학협력 연계한 다학제 기반 문제해결형 혁신 인력양성 시스템
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 농식품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농축산-식품 도메인 기술 지식에 국한하지 않고 로봇, 드론 IoT, 자율주행 기술 등의 공학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중심의 데이터 과학, 그리고 유통-비지니스의 경제경영 등을 다루는 다학제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영농현장에서 생기는 문제와 시장에서 요구되는 산업수요 대응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캡스톤 디자인 수행과 인턴쉽 교과목 운영 등과 같이 산업과 연계되는 실무중심의 교과목 체계가 요구된다. 유럽의 와게닝겐 대학교의 경우는 데이터사이언스, 농업 비즈니스를 다루는 전문 직업인력 연계형 교육시스템을 도입해 산업체 수요 대응 인력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의 퍼듀대학교와 코넬대학교의 경우도 농업부문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농식품 산업에 활용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분석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부전공을 개설하는 등 대학 교육체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스마트팜 신산업 육성 필요성에 맞게 전북대학교 스마트팜학과가 신설됐으며 2025년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의 데이터 주도의 산업흐름에 발맞춰 서울대학교에 스마트시스템과학과가 설립될 예정이다. 
이러한 신설학과의 교육방향은 과거 이론중심의 교육에서 산업과 연계한 실습중심 수업과 농학-공학-교육학-경제-경영학 등의 다학제적 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스마트·디지털 농업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체계에서의 교육과 연구에서 벗어나 현장의 데이터를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하면서 실무형 전문인력 양성이 주요 목적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 리스크를 예측하고 대응해 가는 농업기술, 수확량과 소비 데이터에 기반한 고도화된 생산기술, 농기자재의 기술혁신 등 가치사슬을 바탕으로 경제성과 효율성을 갖춘 한국형 농산업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농축산기계신문 webmaster.alnews@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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